가장 얇은 톱
목공의 매력은 디테일에 있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의자던 테이블이던 한옥이던 전체적인 형태와 디자인에서 오는 아름다움도 크지만, 작은 부분부분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정밀하게 마감된 선과 면을 통해 또 다른 감동을 느낄 수 있습니다.
(출처: Ziatti - Giselle Chair, www.ziatti.co.kr)
기계가 가져다주는 정확성과 편리함 때문에 현재 많은 목공 작업에 전동기계를 사용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단정하고 정밀한 마감을 위해서 수공구인 톱과 끌은 여전히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도구입니다.
그 중에서 톱은 목공의 기본 중의 기본인 도구입니다. 목공 수업을 들어보면 일반적으로 첫 시간에 톱질을 배우는 것을 보아도 그렇습니다. 하지만, 기본이라고 해서 쉬운 것은 아니죠. 오히려 다른 공구보다 가장 다루기 어려운 것이 톱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톱을 잘 다루는 목수라면 다른 공구는 당연히 잘 다룰 것이라는 인상을 받기도 하거든요.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톱은 목공의 시작이자 마지막인 것 같습니다.
목공을 처음 시작할 때에는 아무래도 날폭이 두꺼운 톱을 사용하는 것이 편리합니다. 날의 두께 때문에 톱질을 할 때 날의 흔들림이 적어서 안정적인 톱질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인지 일반적인 톱은 날폭이 0.5mm 이상인 경우가 많습니다.
대신에 날이 두꺼우면 톱질의 흔적이 많이 남습니다. 단순히 생각하면 날의 두께만큼의 톱질의 흔적이 남게 되는거지요(실제로는 날 두께보다 더 두꺼운 흔적이 남습니다). 또한, 일반적으로 날폭과 톱니피치(톱니 사이의 간격)은 비례합니다. 날폭이 두꺼워지면 톱니피치가 커지다는 의미지요. 톱니피치가 크면 톱이 자르고 지나간 절단면은 거칠어집니다. 따라서 두꺼운 톱일수록, 절단면도 크고 거칠다고 볼 수 있습니다.
<4.거친 톱 작업 결과물> <4-1. TPI 이미지>
그래서 점차 얇은 톱의 필요성이 생깁니다. 이에 따라서 톱 제조사들도 0.3mm까지 두께를 줄인 얇은 톱을 만들죠. 하지만, 톱이 이렇게 얇아지면 버티는 힘을 잃어서 톱질 시에 휘청이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 등대기입니다. 말 그대로 톱날 상단(등)에 지지대(대)가 있는 톱입니다. 일반적으로 등대기라고도 하고 Dozuki라고도 합니다(정확하게는 Dozuki란 두께가 얇고 고운 톱을 말하지만, 이 경우 얇은 두께로 인해 등대기가 필수이기 때문에 Dozuki와 등대기는 사실상 같은 의미로 사용되고 있지요).
No.TS129
옥조(Razorsaw)에는 많은 등대기 톱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제품들로는 No.370/No.372/No.111/No.290 등이 있지요.
사실 이러한 제품으로도 대부분의 작업이 가능합니다만, 전문가들에게는 조금 더 정밀한 제품이 필요한 순간들이 있습니다. 더욱 작고, 더욱 디테일해야 하고, 더욱 완성도 높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말이죠.
이러한 필요에 따라, 옥조는 많은 노력끝에 기존 0.3mm의 Dozuki 톱보다 두께를 절반으로 줄인 톱인 'TS129'를 개발하였습니다.
옥조 기술력의 총체인 'TS129'는 톱날 두께 0.15mm, 톱니피치 1.0mm의 스펙을 가지고 있습니다. 머리카락의 평균 두께가 0.1mm인걸 생각하면 그 정도를 가늠해볼 수 있습니다. 톱질 절단면도 0.25mm입니다. 기존 Dozuki 톱의 최소 절단면(0.46mm)과 비교해도 차이가 상당하며, 절단면 또한 대패질이 필요없을 정도로 곱습니다.
정밀한 작업을 지원하기 위해서 톱날 길이는 180mm로 짧게 디자인되었고, 톱의 전체적인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핸들은 견고한 화이트 오크를 사용하였습니다. 기본적으로 자르기용(Crosscut) 톱이며, 톱니 간의 미세한 높이 차이를 두어 톱밥 배출과 절단력을 상향시켰습니다.
TS129는 이러한 다양한 세부 설계를 통해 정밀도를 극대화하고 절단면은 깨끗하게 하여, 작업의 완성도를 향상시키는데 초점을 맞추어 제작되었습니다.
가장 얇은 톱, TS129를 통해 많은 목공인 여러분께서 더욱 큰 작업의 즐거움을 느껴보시길 바랍니다.